[Journal Watch]

혁신의 화두를 바꿔라. 내부노력에서 연결·연계로 外 216호(2017년 1월 lssue 1) | 류주한, 강신형, 곽승욱, 김현경

Strategy

 

혁신의 화두를 바꿔라. 내부노력에서 연결·연계로

 

An analysis of Japan’s connectivity to the global

innovation system”, by Ahreum Lee, Ram Mudambi, Marcelo and Cano-Kollmann in Multinational Business Review, 2016, 24(4), pp.399-423.

 

무엇을 왜 연구했나?

 

4차 산업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의 관심은 혁신을 더욱 신속히 추진해 속도의 경제(Economy of speed)를 실현하는 데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 우리 기업, 정부기관의 초조함이 감지되고 있다. 혁신활동에서만큼은 우리 특유의빨리빨리가 통하지 않고 더디기만 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상의가 조사한혁신 현주소 조사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의 혁신속도는 중국의 85%에 지나지 않으며 구글 수준의 혁신기업을 시속 100㎞로 비유할 때 한국 기업은 고작 시속 59㎞에 머무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혁신 유효기간이 평균 40개월에 지나지 않아 중국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추격국가들과 거의 격차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정부·학계·국회가 각각 6211 비율로 사회적 분담을 해서라도 혁신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 내부 사회 모든 주체가 혁신을 위해 가용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연구진의 시각에서 본 혁신은 우리의 그것과 사뭇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들에게 혁신이란 내부 자원을 모두 모아 열심히 노력해서 앞서가려는 노력·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열린 시스템을 가지고 글로벌 차원에서 다른 국가, 해외 기업, 외국 대학, 국제연구소 등과 기술적, 전략적으로 긴밀한 연결(Connectivity), 연계(Linkage)하는 행위로 비춰지고 있다. 우리에게 혁신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연구가 아닐 수 없다.

 

미국 템플대와 오하이오대 연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투자, 연구개발, 특허를 보유한 일본이 정작 경쟁국인 서유럽이나 북미에 비해 혁신국가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이유에 관심을 두었다. 혁신에 특화된 내부 역량 결집에 많은 공을 들이고도 주요 산업에서 경쟁국인 독일과 덴마크에 혁신이 뒤처지는 이유를 국가적 혁신시스템(NSI·National Systems of Innovation)의 차이를 통해 검증했다. 연구진이 밝힌 NSI란 국가 차원에서 경제·사회적 요소들이 지식창출을 위해 얼마만큼 국가·지역·산업·기술 분야에서 상호 연결돼 있는가를 뜻한다. Harvard Dataverse Network라는 데이터를 이용해 1975년부터 2010년간 일본, 독일, 덴마크의 전자, 제약, 자동차, 로보틱 산업을 대상으로 기술특허가 얼마만큼 촘촘히 인근 산업, 인근 국가들과 연계돼 있는가를 검토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검토 결과 일본의 내부 혁신역량과 투자 규모는 독일, 덴마크 등에 크게 앞서고 있으나 인접한 혁신기관이나 주체와의 연결성, 접근성에서는 비교국가들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전형적인 폐쇄 혁신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연구진이 검토한 모든 산업군에서 일본은 자국 중심의 자기 자원을 활용한 혁신방식을 고수해 왔다. 자국 중심의 내부 역량으로 이룬 혁신은 효율을 가중시켜 단기적 혁신성과를 크게 개선했으나 글로벌 네트워크로 무장된 유럽의 경쟁기업들에는 궁극적으로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연구진은 네트워크로 무장된 혁신이 혼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아이디어를 낳고, 투자로 일궈낼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창출하며, 이를 더 탁월한 방식으로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런 혁신은 흉내기도 어렵고 쉽게 따라잡히지도 않는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었는가?

 

과거 우리 경제는 내부 자원을 결집해서빨리빨리를 통해 다른 어느 나라보다 생산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창의, 혁신에서만큼은 이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일본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더 빨리 혁신하고, 더 많은 아이템을 창출해내기 위해 민··학 등 내부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집결하려는 모색은 혁신을 상품개발이나 연구개발쯤으로 치부하는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혁신을 대하는 우리의 생산자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4차 산업이 요구하는 혁신이란 열린 시스템과 제도로 구조를 개조하고 세계와 연계를 통해 답을 찾고자 하는 연결 행위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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